⚽ 2004 아스널 무패 우승, 38경기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은 시즌

2003-04시즌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38경기를 모두 치르고도 패배가 없었다.
26승 12무.
승점은 90점이었고 73골을 넣는 동안 26골만 내줬다. 2위 첼시와의 승점 차는 11점이었다.
지금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을 무패로 마친 팀은 아스널 하나뿐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던 그 팀에는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로베르 피레스, 프레디 융베리, 파트리크 비에이라, 솔 캠벨, 애슐리 콜, 옌스 레만 등이 있었다.
지금 스포츠중계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따라가다 보면 우승 경쟁에서 한두 번의 패배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당시 아스널도 시즌 내내 편하게 이긴 것은 아니었다. 무패라는 숫자 뒤에는 몇 차례 시즌이 끝날 뻔한 경기가 있었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거의 끝날 뻔했다
2003년 9월 21일.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떠났다.
두 팀 사이의 분위기는 이미 거칠었다. 후반에는 비에이라가 퇴장당했고, 경기 막판 맨유가 페널티킥까지 얻었다.
키커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였다.
추가시간에 나온 페널티킥이었다. 들어가면 아스널의 시즌 첫 패배가 되는 상황이었다.
반 니스텔루이가 찬 공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0-0.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나중에 아스널이 시즌을 무패로 마친 뒤 이 경기는 계속 다시 언급됐다. 38경기 가운데 가장 직접적으로 패배와 가까웠던 순간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공식 기록도 이 경기를 아스널의 49경기 무패 행진에서 가장 위험했던 장면 가운데 하나로 남기고 있다.
겨울을 지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아스널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승점을 쌓았지만 처음부터 압도적인 단독 선두였던 것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도 우승 경쟁에 있었다.
흐름이 크게 움직인 것은 2004년 초였다.
아스널은 1월 미들즈브러를 4-1로 꺾은 경기부터 리그 9연승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첼시 원정도 2-1로 이겼고, 블랙번과 볼턴을 상대로도 승리를 이어갔다.
이 시기부터 순위표 가장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기록과 일정을 당시 순위표와 함께 보면 아스널이 단순히 패하지 않은 팀만은 아니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리그 최다인 73골을 기록했고, 실점도 26골에 그쳤다.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안정된 시즌이었다.
앙리는 30골을 넣었다
공격의 중심은 티에리 앙리였다.
앙리는 리그에서 30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스널의 전체 득점이 73골이었으니 상당한 비중이었다.
하지만 공격이 앙리에게만 의존한 것은 아니었다.
피레스와 융베리가 측면에서 득점과 도움을 보탰고, 베르캄프는 전방에서 직접 골을 넣기보다 공격 흐름을 연결하는 역할을 자주 맡았다.
중앙에는 비에이라와 질베르투 실바가 있었다.
수비에서는 캠벨과 콜, 콜로 투레, 로렌이 버텼다.
옌스 레만은 리그 38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선수 이름만 보면 공격적인 팀으로 기억되기 쉽지만, 실제 기록에서는 수비 쪽 안정감도 컸다.
리버풀전에서 다시 흔들렸다
시즌 후반에도 위기는 있었다.
2004년 4월 9일 하이버리에서 열린 리버풀전.
전반이 끝났을 때 아스널이 1-2로 뒤지고 있었다.
아스널은 그 직전 컵대회에서도 연이어 탈락한 상태였다. FA컵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졌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첼시에 밀려 탈락했다.
분위기가 좋을 수 없는 시기였다.
후반에 피레스가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앙리가 혼자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역전골을 넣었다.
앙리는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종 스코어 4-2.
아스널은 다시 승리를 가져갔다.
시즌 전체를 보면 무패 기록은 이런 경기에서 이어졌다. 항상 먼저 앞선 것도 아니었고, 모든 경기를 큰 점수 차로 끝낸 것도 아니었다.
우승은 토트넘 홈에서 결정됐다
2004년 4월 25일.
장소는 화이트 하트 레인.
상대는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이었다.
앞선 경기에서 첼시가 뉴캐슬에 패하면서 아스널은 이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얻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아스널의 출발은 좋았다.
전반 3분 비에이라가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중반에는 피레스가 추가골을 기록했다.
0-2.
하지만 토트넘도 그대로 끝나지는 않았다.
제이미 레드냅이 한 골을 만회했고 경기 막판 로비 킨이 페널티킥을 넣었다.
2-2.
토트넘은 동점을 만들었지만 아스널에게 필요한 것은 승점 1점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라이벌의 홈구장에서 우승을 결정한 경기였다.
그런데 시즌은 아직 네 경기 남아 있었다
우승은 끝났지만 무패 기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토트넘전 이후에도 버밍엄, 포츠머스, 풀럼, 레스터와의 경기가 남아 있었다.
우승이 확정된 팀이 집중력을 잃는 경우는 흔하다.
아스널도 마지막 경기까지 순탄하지 않았다.
시즌 최종전 상대는 레스터 시티였다.
장소는 하이버리.
전반에는 레스터가 먼저 골을 넣었다.
아스널은 0-1로 뒤진 채 후반을 시작했다.
만약 그대로 끝났다면 우승은 이미 확정됐어도 무패 시즌은 마지막 경기에서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45분
후반 초반 아스널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앙리가 성공시켰다.
1-1.
이후 비에이라가 골키퍼까지 지나쳐 역전골을 넣었다.
2-1.
경기는 그 점수로 끝났다.
38번째 경기까지 모두 종료.
아스널의 최종 성적은 26승 12무 0패가 됐다.
축구 역사와 주요 기록을 보면 잉글랜드 최상위리그에서 무패 우승 자체가 처음 있었던 일은 아니다. 프레스턴 노스 엔드가 1888-89시즌에 무패로 우승한 기록이 있다.
다만 당시에는 리그가 22경기 체제였다.
아스널은 115년 뒤 38경기 체제에서 같은 일을 해냈다.
무패는 다음 시즌에도 이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기록이 2004년 5월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스널은 다음 시즌에도 초반까지 패하지 않았다.
리그 무패 행진은 49경기까지 늘어났다.
시작은 2003년 5월이었고 끝난 것은 2004년 10월이었다.
끝낸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아스널이 0-2로 패하면서 49경기 무패가 마무리됐다.
그 과정에서 아스널은 기존 잉글랜드 최상위리그 최장 무패 기록이었던 노팅엄 포리스트의 42경기도 넘어섰다.
26승 12무 0패
2003-04 아스널을 설명하는 데 긴 문장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38경기.
26승.
12무.
0패.
승점 90.
앙리는 30골을 넣었다.
팀은 73골을 넣고 26골을 내줬다.
우승은 토트넘 원정에서 확정했고, 마지막 레스터전까지 패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아스널 선수들에게 붙은 이름이 ‘인빈서블스’, 무적의 팀이었다.
2004년 5월 15일 하이버리에서 마지막 경기가 끝났을 때 이미 우승컵은 확보한 상태였다.
그날 확정된 것은 우승이 아니라 다른 기록이었다.
한 시즌 38경기를 치르고도 패배가 하나도 없는 팀.
2003-04 아스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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