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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시카고 컵스, 108년 기다림을 끝낸 월드시리즈 7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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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발
2026-09-13 07:38
시카고 컵스, 108년 만의 우승

2016년 11월 2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이 열렸다.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해는 1908년이었다. 무려 108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

더구나 이번 시리즈도 순탄하지 않았다. 컵스는 4차전까지 1승 3패로 밀렸고, 한 경기만 더 지면 또다시 시즌이 끝나는 상황까지 몰렸다.

끝날 것 같았던 월드시리즈

2016년 컵스는 정규시즌부터 강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 하비에르 바에스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을 잡았고, 마운드에는 존 레스터와 제이크 아리에타, 카일 헨드릭스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샌프란시스코를 넘은 뒤 LA 다저스를 꺾고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다.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 자체가 1945년 이후 처음이었다.

지금은 MLB 경기를 포함한 스포츠중계를 통해 매일 포스트시즌 상황을 따라갈 수 있지만, 당시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단순한 한 팀의 결승 진출 이상으로 받아들여졌다. 몇 세대에 걸쳐 기다려온 팬들이 처음 보는 월드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상대 클리블랜드도 만만치 않았다. 1차전을 가져간 뒤 3차전과 4차전까지 잡으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컵스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3승 1패에서 다시 시작된 반격

5차전은 컵스의 홈인 리글리 필드에서 열렸다.

컵스는 3-2로 이겼다. 점수 차는 한 점뿐이었고, 경기 후반에는 아롤디스 채프먼이 긴 이닝을 책임지며 승리를 지켰다.

시리즈는 2승 3패.

6차전은 다시 클리블랜드로 장소를 옮겼다. 이번에는 컵스 타선이 초반부터 터졌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홈런을 쳤고, 애디슨 러셀은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최종 스코어는 9-3.

3승 3패.

한때 한 경기만 더 지면 탈락이던 팀이 마지막 7차전까지 돌아왔다.

MLB 포스트시즌 기록을 보면 월드시리즈에서 1승 3패를 뒤집는 일 자체가 흔하지 않다. 컵스는 마지막 두 경기를 원정에서 이겨야 했고, 이제 그중 한 경기만 남아 있었다.

7차전은 첫 타자부터 움직였다

7차전 선두타자는 덱스터 파울러였다.

파울러는 클리블랜드 선발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월드시리즈 7차전 역사상 처음 나온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컵스는 이후 점수를 추가하며 앞서갔다. 4회가 끝났을 때는 5-1이었다.

108년 만의 우승이 가까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가 그대로 물러나지는 않았다. 5회 두 점을 따라붙었고, 컵스가 6회 데이비드 로스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점수를 벌렸다.

6-3.

컵스가 세 점 앞선 채 경기는 후반으로 들어갔다.

아웃 네 개를 남기고 6-6

8회말.

컵스는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네 개만 남겨두고 있었다.

마운드에는 전날에도 많은 공을 던졌던 채프먼이 올라와 있었다. 클리블랜드는 호세 라미레스의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브랜던 가이어가 2루타를 치면서 한 점을 따라붙었다.

6-4.

다음 타자는 라자이 데이비스였다.

데이비스가 채프먼의 공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투런홈런.

6-6.

몇 분 전까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던 컵스의 리드가 사라졌다.

108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 듯한 순간이었다.

17분 동안 내린 비

9회에도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6-6.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방수포가 깔렸고 경기는 17분 동안 멈췄다.

컵스 선수들은 클럽하우스 근처에 모였다. 제이슨 헤이워드가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다시 생각하자는 내용이었다.

경기 전체로 보면 짧은 17분이었다.

하지만 8회 동점홈런을 허용하고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컵스에게는 경기를 한 번 끊고 다시 시작할 시간이 됐다.

조브리스트의 10회초

경기가 재개되고 10회초.

카일 슈와버가 안타로 출루했다. 대주자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가 들어갔고,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뜬공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앤서니 리조가 고의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주자가 쌓였다.

타석에는 벤 조브리스트.

조브리스트가 좌익선상으로 타구를 보냈다. 공은 외야로 빠졌고 알모라가 홈을 밟았다.

7-6.

컵스가 다시 앞섰다.

이어 미겔 몬테로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8-6이 됐다.

두 점 차.

컵스에게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세 개의 아웃이었다.

마지막까지 한 점 차였다

10회말 클리블랜드도 끝까지 따라왔다.

두 타자가 물러났지만 브랜던 가이어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데이비스가 다시 적시타를 쳤다.

8-7.

점수 차는 다시 한 점이 됐다.

타석에는 마이클 마르티네스가 들어섰다.

마르티네스가 3루 쪽으로 땅볼을 쳤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잡았다.

1루로 송구.

앤서니 리조가 공을 받았다.

아웃.

경기가 끝났다.

108년 만의 우승

최종 스코어는 8-7.

컵스가 월드시리즈를 4승 3패로 가져갔다.

1908년 이후 처음이었다.

108년 동안 이어졌던 우승 공백이 끝났다.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나갔던 것도 1945년이었다. 그 이후 71년 동안 월드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던 팀이 2016년에 다시 올라와 정상까지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MVP는 벤 조브리스트가 받았다. 7차전 연장 10회에 나온 그의 2루타가 우승을 결정하는 결승타가 됐다.

이 시즌을 야구 역사와 주요 기록 속에서 다시 보면 단순히 오래 기다린 우승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월드시리즈에서 1승 3패까지 밀렸고, 7차전에서는 아웃 네 개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했으며,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는 비까지 내렸다.

1908에서 2016까지

컵스는 1907년과 1908년 월드시리즈를 연속으로 우승했다.

그다음 우승이 2016년이었다.

두 우승 사이에는 108년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컵스는 수많은 시즌을 치렀고, 몇 차례 우승에 가까이 갔지만 마지막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2016년 7차전 마지막 아웃은 평범한 땅볼 하나로 끝났지만, 그 공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은 평범하지 않았다.

월드시리즈 1승 3패.

7차전 8회말 6-6.

17분의 우천 중단.

연장 10회.

그리고 8-7.

2016년 11월 2일.

시카고 컵스의 108년 기다림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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