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베이징 야구, 9전 전승으로 완성한 한국의 첫 올림픽 금메달

2008년 8월 23일,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한국과 쿠바가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쿠바는 올림픽 야구에서 오랫동안 가장 강한 팀 가운데 하나였고, 한국은 아직 금메달 경험이 없었다.
경기 전까지 한국의 성적은 8전 8승.
예선 7경기를 모두 이겼고, 준결승에서는 일본까지 꺾었다. 결승전마저 승리하면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3-2.
한국 야구의 첫 올림픽 금메달은 마지막 9회말 병살타 하나로 완성됐다.
첫 경기부터 끝까지 편한 날은 없었다
한국의 대회 첫 상대는 미국이었다.
첫 경기부터 난타전이었다. 점수가 계속 오갔고 9회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다. 한국은 마지막 순간 8-7로 미국을 꺾으면서 대회를 시작했다.
이후 경기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어려웠다.
중국전은 연장 11회까지 가서 1-0으로 끝났고, 캐나다전 역시 1-0이었다. 일본전은 5-3, 대만전은 9-8로 이겼다.
쿠바와의 예선 경기에서는 7-4로 승리했다.
마지막 네덜란드전까지 잡으면서 예선 성적은 7승 0패.
지금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중계를 보다 보면 국제대회에서 한 번의 패배가 순위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한국은 그런 계산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다.
예선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을 다시 만난 준결승
준결승 상대는 일본이었다.
예선에서 이미 한 번 이겼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한 경기에서 지면 결승 진출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은 일본이 앞섰다.
한국은 2-0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한 점씩 따라붙으면서 7회까지 2-2를 만들었다.
승부가 갈린 것은 8회였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로 출루했다. 김현수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당시 이승엽은 대회 내내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대표팀의 4번 타자였지만 안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고, 중요한 순간마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그런데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한 번이 나왔다.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
일본 마운드에는 이와세 히토키가 있었다.
이승엽이 공을 받아쳤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투런홈런.
4-2.
그 한 번의 스윙으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은 이후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고영민과 강민호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6-2가 됐다.
일본은 더 이상 따라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한국의 올림픽 야구 첫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한국 야구 역사와 주요 기록을 보면 국제대회에서 일본과 만난 경기는 여러 번 있었지만, 2008년 베이징 준결승은 이승엽의 홈런 한 장면 때문에 지금도 가장 자주 다시 언급되는 경기 가운데 하나다.
마지막 상대는 쿠바
결승 상대는 쿠바였다.
한국은 예선에서 쿠바를 7-4로 한 차례 이겼다. 하지만 결승은 한 경기였다.
쿠바는 1992년 바르셀로나와 1996년 애틀랜타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2004년 아테네에서도 우승했던 팀이었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았다.
한국 선발은 류현진.
당시 21세였다.
첫 회부터 한국이 먼저 움직였다.
2아웃 이후 이용규가 출루했고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준결승에서 결승행을 결정한 홈런을 쳤던 이승엽이 다시 배트를 돌렸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
2-0.
결승전에서도 한국이 먼저 앞섰다.
쿠바도 바로 따라왔다
쿠바는 1회말 바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2-1.
류현진은 이후 쿠바 타선을 막아냈다.
한국 역시 쉽게 추가점을 만들지 못했다. 두 팀 모두 한두 번의 기회만으로 결과가 바뀔 수 있는 흐름이 계속됐다.
7회초 한국이 한 점을 추가했다.
3-1.
두 점 차로 벌어졌지만 쿠바는 7회말 솔로홈런으로 다시 따라붙었다.
3-2.
한 점 차.
남은 이닝은 두 번이었다.
류현진은 계속 마운드에 있었다.
8⅓이닝을 던진 류현진
류현진은 8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았다.
쿠바 타선이 계속 공을 노렸지만 큰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9회말에도 류현진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한국은 아웃카운트 세 개만 잡으면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이닝은 대회 전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됐다.
쿠바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다.
희생번트까지 나오면서 1사 2루.
이후 볼넷이 이어졌다.
주자가 쌓였다.
결국 1사 만루가 됐다.
안타 하나면 동점 또는 역전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포수까지 퇴장당했다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볼 판정을 두고 강민호가 항의했고 주심은 퇴장을 선언했다.
결승전 9회말.
1사 만루.
한 점 차.
주전 포수까지 경기에서 빠졌다.
김경문 감독은 배터리를 동시에 바꿨다.
마운드에는 정대현.
포수 마스크는 진갑용이 썼다.
타석에는 쿠바의 중심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들어섰다.
정대현에게 필요한 것은 아웃카운트 두 개였다.
하지만 만루였기 때문에 땅볼 하나도 방향에 따라 동점이 될 수 있었다.
세 개의 공
정대현이 첫 번째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두 번째 공.
다시 스트라이크.
투 스트라이크.
그리고 세 번째 공.
구리엘이 배트를 냈다.
타구가 내야로 굴러갔다.
유격수 박진만이 잡았다.
2루 고영민.
다시 1루 이승엽.
병살.
경기 종료.
3-2.
9회말 1사 만루가 공 세 개 만에 끝났다.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한꺼번에 뛰어나왔다.
9번 싸워 9번 이겼다
한국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성적은 9승 0패였다.
미국 8-7.
중국 1-0.
캐나다 1-0.
일본 5-3.
대만 9-8.
쿠바 7-4.
네덜란드 10-0.
예선 7전 전승.
준결승 일본 6-2.
결승 쿠바 3-2.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예선에서 접전을 이겼고, 일본과 쿠바를 각각 두 차례씩 만났다.
그리고 네 경기 모두 승리했다.
젊은 투수들이 버틴 마운드
2008년 대표팀에는 경험 많은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함께 있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당시에도 이미 국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여전히 젊은 투수들이었다.
결승에서는 류현진이 8⅓이닝을 책임졌다.
준결승에서는 김광현이 일본 타선을 막았다.
정대현은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올라 병살 하나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공격에서는 이승엽이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
준결승 일본전 역전 투런홈런.
결승 쿠바전 선제 투런홈런.
예선에서 타격이 잘 풀리지 않았던 시간이 있었지만 마지막 두 경기에서 결정적인 점수를 만들었다.
한국 야구의 첫 올림픽 금메달
한국 야구의 올림픽 메달은 2008년이 처음은 아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금메달은 베이징이 처음이었다.
당시 경기를 스포츠 하이라이트로 다시 보면 마지막 장면이 특히 짧게 느껴진다.
9회말 1사 만루까지 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포수까지 퇴장됐다.
그런데 정대현이 올라온 뒤에는 공 세 개였다.
그리고 병살 하나.
몇 초 전까지 역전 주자가 나가 있던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2008년 8월 23일
1회초 이승엽 투런홈런.
7회초 한국의 추가점.
9회말 1사 만루.
강민호 퇴장.
정대현 등판.
구리엘의 내야 땅볼.
박진만에서 고영민.
고영민에서 이승엽.
더블플레이.
최종 스코어 3-2.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기록은 9전 9승.
마지막 공이 이승엽의 글러브에 들어간 순간, 한국 야구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 완성됐다.
한 번도 지지 않고 끝낸 대회였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